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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풍(風) 향수풍(風) 작자 미상 바람 부는 하천 아이가 뛰논다 아이가 홀로 있거나 누군가와 함께 있다 바람 부는 호숫가 거위가 서러운 울음을 지저귄다 화차가 출발을 알리는 경적소리처럼 바람 불던 바닷가 적막하기까지 하듯 아무도 없는 그곳에 파도소리만 홀로 철썩인다 구름 낀 날 살짝은 어둡고 흐리지만 비가 올 것 같지는 않은데 적당히 수분감이 느껴지는 날 이 날씨는 나를 과거 어린 시절의 언젠가로 데려가는 것이었다
[선우휘] <불꽃> 한상차림 ‘와!’, 작품을 다 읽고 (끝)을 보았을 때 감탄과 탄식이 튀어나왔다. 이토록 멋진 작품은 오랜만에 읽어본다. 인물의 감정선이 실감 나게 와닿았다. 그리고 사건의 흐름과 갈등, 전개되고 절정에 이르고 결말에 이르기까지 소설로서 짜임새가 탄탄하고 느껴졌다. 최근 읽은 책 중에 유독 인상 깊은 문장이 많았다. 교훈적이고 진득하게 서정적인 문장들이 있었다. 역사적인 배경이나 거기에서 비롯된 어떤 의식에 기반하지 않았음에도 문장 자체나 부분적인 내용만 놓고 보아도 그랬다. 참으며 견디려고 애써도 새어 나오는 오열 감정적으로 풍부하고 충만한 묘사가 있었고, 오직 자기에게 바쳐진 희생된 어머니의 젊음 결국 무위에 그친 일 년간. 어머니의 착한 가슴에 솟는 불퇴전의 의지. 그것은 사랑. 이러한 문장을 보고는 어머니..
[이태준] <해방전후> 혼란, 무진리의 시대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시대 상황이 그대로 느껴지는 듯하다. 꿈에 그리던 광복을 맞았지만, 그다지 체감되지는 않는 듯하다. 종전의 소식은 느리게 전달되고, 여전히 거리에는 일본 경찰들이 총구를 겨눈다. 소식이 닿지 않는 라디오 하나 없는 시골에 광복의 소식은 전달되지 않고, 사람들은 피지배, 식민 통치에 익숙해져 버린 듯 해방의 소식에도 무감각한 듯 보인다. 해방의 기쁨도 잠시, 정말 찰나가 무섭게 이데올로기가 다시 우리를 갈라놓는다. 이념의 갈등과 대립이 국민들 사이를 훼방한다. 사람들은 모두 자기 말과 생각이 옳다고 주장하며, 무엇 하나 유일한 진리나 기준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모두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한다. 시대와 사회는 하나가 되지 못한다. 작품 속 인물들 간에 설득하려 하나 설득되..
[이기영] <서화> 괴로운 중에도 기록을 이어간 이에게 박수를 참 난해하다. 어렵다. 거북하다. 읽기 불편하다. 지난주 염상섭의 도 그렇고 작품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정서가 나와는 맞지 않는 듯하다. 또한 되게 어둡고, 희망과 소망이 없고, 어두컴컴, 침침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가난에 허덕이는 마을 사람들. 노름으로 큰돈을 딴 돌쇠를 나무라면서도 내심 부러워하는 그들. 보고 있자면 꽤나 안타깝다. 돈이 인생의 전부가 아님에도, 분명 인생에 너무 큰 영향을 끼치고, 그것은 결코 충분하지 않고 부족하다. 돈이라는 단순한 욕망에 휘둘리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가치를 추구하고 싶을 터이지만 그럴 수가 없다. 원래 보름날이면 대게 활기찬 분위기가 있었다고 한다. 시장에서 이것저것 먹거리를 사 오고, 여자들은 예쁜 옷을 입고 거리를 거닐고, 아이들은 떼를 지어 몰려다니고 이런..
[염상섭] <만세전> 내겐 낯선 소설, 우리 민족 문학의 맥을 잇다. 일제강점기의 현실을 다룬 작품을 읽어보는 것이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아마 고등학교 국어 수업을 통해 접한 이후로 처음인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낯설었다. 먼저 식민 통치 아래에서도 용기 있는 문인이 있었다는 것이 새롭게 다가왔다. 본 소설이 출간된 시기는 1920년대로 일제가 한국에 대한 식민 통치 방식을 무단 통치에서 문화 통치로 변경한 시기이다. 말로는 출판의 자유를 보장한다고 하였을지라도, 여전히 검열이 공공연하게 이루어졌을 것이다. 그런 와중에도 작가는 일제 식민 통치로 인한 노동 착취의 현실과 일본인들이 조선인을 업신여기고 얕잡아 보는 시선을 비교적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 또한 3.1운동은 당시 일본 입장에서는 그다지 상기하고 싶지 않은 기억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연상시키는 ‘..
23.04.02(일) <예술가> 예술가이고 싶다. 멘토님에게 나의 정체성을 새롭게 정의받았다. 나에게 예술가적 기질이 있다고 말해주는 사람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실은 처음이 아닐지도 모른다. 들은 적이 있었을지도 모르나, 그땐 내가 이 표현을 별로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거나, 별로 마음에 와 닿지 않았던 거겠지. 그런데 오늘은 이 표현이 마음에 들었다면 그것은 왜 무엇 때문이었을까. 나는 오랫동안 공학도의 길을 걸어왔으나, 사실 이 길은 내 길이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내가 불리고 싶은 예술가는, 그림을 그리거나 다른 무엇으로 예술을 하는 예술가는 아니고, 글을 쓰는 예술가다. 예술이라하면 일반적으로 미술 또는 무용처럼 행위와 같은 것을 떠올리리라. 하지만 나는 글쓰기도 분명 예술의 영역이라 생각한다. 이 어찌나 미적이고 감각적이고 아름..
[VSCode][C++] 디버깅(디버그 콘솔) 입출력 안 됨 VSCode에서 C++ 소스 파일을 디버깅할 때 입력(cin, scanf 등)이 있어서 디버그 콘솔에 입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입력한 내용이 인식이 되지 않아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출력되어야 할 메시지(cout, printf 등) 또한 디버그 콘솔에 출력이 되지 않는다. (예시) VSCode의 디버그 콘솔이 C++ 프로그램의 입출력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VSCode 내부 콘솔이 아닌 외부 콘솔을 사용하면 된다. 디버깅 관련 정보를 담고 있는 launch.json 파일의 "configurations" 하위의 "externalConsole"의 값을 'true'로 바꿔준다. { ... "configurations": [ { ... "externalConsole": true, ..
[VSCode][MSBuild] 오브젝트 파일(.obj) 생성 위치 변경 빌드 시 중간 결과물로 생성되는 오브젝트 파일(.obj)의 위치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가 있다. VSCode에서 MSBuild로 빌드할 경우 실행 파일(.exe) 외에도 .ilk(증분 링크 정보), .pdb(프로그램 데이터베이스) 등 여러 파일이 부산물처럼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파일들은 모두 기본적으로 소스 파일이 위치한 폴더에 생성된다. 그런데 유독 .obj(오브젝트) 파일만 한 단계 상위 폴더에 생성된다. (디렉토리 구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오브젝트 파일은 보통 빌드 이후에는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따로 분리해주는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빌드 이후 더는 필요하지 않은 다른 여러 파일(.ilk, .pdb 등)은 정작 소스 파일과 같은 폴더에 생성되는 것을 보면..